"푸바오 매일 볼 수 있다"…뜨는 직업 '사육사' 실상은 달랐다

입력 2023-08-10 05:41   수정 2023-08-10 06:58



요즘 최고 인기 스타 대열에 꼬마 판다 푸바오를 빼놓을 수 없다.

최근에는 쌍둥이 동생까지 태어나면서 그야말로 슈퍼 아이돌급 인기를 자랑한다. 길거리에는 푸바오 굿즈인 판다 인형을 달고 다니는 학생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하는 짓도 앙증맞고 웃음을 자아내는 3살 꼬마 판다 푸바오를 보기 위해 주말마다 에버랜드는 관람객들로 넘쳐난다.

아이돌 그룹 콘서트에서나 볼 수 있었던 대형 렌즈가 달린 이른바 '대포 카메라' 부대가 모여들 정도니 그 인기를 짐작할 수 있다. 푸바오에 대해 국민적 관심이 높은 이유는 탄생과 성장 과정을 모두 지켜본 한국 출생 최초 판다라는 점도 작용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아장아장 사육사를 따라다니는 모습, 아작아작 대나무를 먹는 모습 등 푸바오의 귀여운 일상이 높은 조회수를 기록한다.

지난달 푸바오의 동생인 쌍둥이 탄생 소식도 전해지면서 판다 영상을 모은 테마파크 유튜브 채널은 구독자 수 100만 명을 넘어섰다.

현재 쌍둥이 판다는 엄마 아이바오가 두 마리 모두를 동시에 돌보기 어려운 상황을 감안해 사육사와 수의사들이 인공포육을 병행하고 있다.

'귀여운 새끼 판다를 매일 직접 만져보고 우유까지 먹일 수 있다니...'





상상만 해도 흐뭇한 상황이라 사육사를 장래 희망으로 꿈꾸는 이들도 늘어났다.

하지만 실제 사육사의 일상은 이처럼 즐거움만으로 가득 차 있지만은 않은 모양이다.

현재 모 동물원에서 사육사로 재직 중인 A 씨는 8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꼭 하고 싶다는 사람이 있다면 말리지는 않겠지만 직업으로 추천하고 싶진 않다"고 직업적 애환을 소개했다.

A 씨는 "최근 판다 친구들의 인기 때문인지 주위에서 사육사가 되고 싶은 사람들을 많이 봤다"면서 "나도 어려서부터 사육사가 되고 싶어서 관련 과 전공을 하고 현재 동물원에서 일하고 있는데 힘든 점이 한둘이 아니다. 하지만 전체 동물원이 그렇다는 건 아니니 참고만 해달라"고 운을 뗐다.



A 씨가 꼽은 사육사의 단점 첫 번째는 연봉이 적다는 점이다.

A 씨는 "우리 동물원에서 직급이 높은 사람도 월 200만원을 못 받는다"면서 "그런데도 동물장 청소하기, 고객 응대, 동물 상태 체크, 체험용 먹이 포장 등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나도 최저시급을 받고 있다"면서 "각오하고 시작한 일이지만 첫 월급 받고 멘붕이 왔다"고 말했다.

두 번째 어려움을 선후배 간 군기가 세다는 점이다.

A 씨는 "내가 다니는 곳은 후배가 어리고 일을 잘하지 못하면 선배들이 단합해서 힘들게 한다"면서 "애초에 동물 업계 군기가 세긴 하지만 거의 군대 같다고 여겨진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주말 및 공휴일에 쉴 수 없다는 점도 힘든 것 중 한 가지다.



A 씨는 "쉬는 날 관람객들이 많이 몰리기 때문에 전 직원이 다 출근해도 인원이 부족하다"면서 "연장수당이 나오긴 하지만 주말에 남들처럼 쉬고 싶은 사람은 피해야 할 직업이다"라고 소개했다.

벌레와 냄새 또한 직업적 고충 중 빼놓을 수 없는 점이다.

A 씨는 "동물들 변 냄새가 심해서 가끔 비위 상할 때가 많다"면서 "가장 힘든 건 바퀴벌레 등 벌레다. 관람객들이 항의하기도 하는데 우리에도 사료에도 바닥에도 어디든 벌레가 있다"고 했다.

한편 에버랜드 쌍둥이 판다 자매들도 이르면 생후 100일을 맞는 10월쯤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낼 전망인 만큼 판다 열풍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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